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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서랍39

여행이 주는 쉼 여행은 피곤하다. 그러나 쉼을 위해 여행을 떠난다. 아이러니가 느껴지겠지만 내 여행은 그러하다. 조카가 마련한 여행을 위해 빵을 만들고 케익을 굽고 중동에서 먹는 후무스를 만들고 요즘 잘먹는 당근라페를 만드느라 여행을 떠나기도 전에 지쳤었다. 한해를 마무리 짓는 의미있는 여행이라 케익도 포기 할 수 없었고, 아침을 담당했기 때문에 빵과 소스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러나 즐거운 피곤함이었다. 엄마와 형제들을 섬길 수 있다는 기분좋은 피곤함이었다. 함께 식사를 하며 내 수고에 그들의 맑은 웃음을 보면 내게 마음의 쉼이 찾아온다. 피곤함도 눈녹듯 사라지고 스스로에게 소빅한 행복이 찾아온다. 일상을 떠나 자연의 공기를 마시며 육체의 긴장이 풀어짐을 느낀다. 그래서 내게 여행은 피곤하지만 쉼이된다. 2023. 12. 28.
2023년 마지막 분기 마지막 여행 버킷리스트에 분기별 여행을 썼던 기억이 있다. 9월부터 병원신세를 져서 이번 분기에는 여행은 선유도에서 바람 쐰걸로 끝내나 보다 싶었는데, 제천에 포레스트 리솜에 오게 되었다 형부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에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었다. 작은 오빠 내외와 언니와 함께 하는 가족여행은 홍석이의 배려로 이루어 졌다. 라운지에서 차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는 이곳 숙소에 짐을 풀고 보니 제법 운치가 좋았다. 오랜 병원 생활과 재활의 시간을 마치고 오게 된 이곳은 내게 다시 달려갈 길을 걸을 수 있는 쉼과 힐링의 시간이 될것 같아 기대가 된다. 추억의 시간으로 싸여져 가는 이 하루가 소중하다. 2023. 12. 27.
현충원 갈 준비를 하며 오빠의 집에서의 힐링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대전 현충원을 방문하기 위해 출발를 한다. 구름이 멋드러진 길을 만들어 낸다. 2023. 10. 5.
군산 가는 길 추석이라는 명절을 혼자 보내려고 했다. 두 다리가 불편하니 집으로 내려가기도 어려웠기 때문이었는데, 작은오빠가 데리러 와 주었다.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주섬 주섬 갈 준비를 마치고 출발을 했다. 9시에 출발해서 3시반에 도착을 했으니 중간에 밥 먹는 시간을 빼고는 꼬박 6시간을 운전하였다. 허리도 좋지 않는 분이 오랜시간을 운전을 했으니 몸살이 나진 않을까 마음이 쓰인다. 주님~ 오빠의 오고 가는 모든 길에 주님의 손길로 지켜주소서 라는 기도를 마치고, 밖을 바라보니 익어가는 벼들의 황금 빛을 띠기 시작하는 모습이 보인다. 아~ 가을이군아. 그래서 어제 1516교회에서는 추수 감사 예배를 드렸군아~ 부담과 감사과 미안함이 어울어지는 복잡한 마음에서도 주님의 창조물은 아름다웠다. 주님~ 이 부부를.. 2023. 9. 25.
입주 심방 예배 퇴원 후 새로운 거처에 화요일에서 오늘 토요일까지 4번의 수면을 취했다. 그동안 휠체어를 타고 일상의 생활을 사는 것을 배워나가는데 충분한 시간이었다. 내게 갑작스럽게 주신 휴식의 시간을 충분히 쉬기로 했다. 집에 들어온 순간 부터 매일의 예배를 들릴 수 있는 마음을 주시고, 또 하나님의 사람들을 보내어 함꼐 예배하는 시간들을 보내게 하신 것에 감사하다. 오늘 새로 개척을 위해 기도로 준비하시는 원목사님 내외와 강집사님이 오셔서 입주예배를 드리기로 하였다. 아침 부터 여기 저기 정리를 하는 내 모습에서 내가 오늘 입주 예배의 시간을 기대하고 있음을 보게된다. 주님이 예비하신 이 시간들이 귀하다는 것을 보게 된다. 하나님의 뜻을 오늘도 더 보게 되고 듣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원목사님과 부부와 강우경 집사.. 2023. 9. 23.
퇴원 오늘 퇴원을 했다. 병원에서의 3주간의 기간을 마치고 아직 5주간의 휠체어 시간이 필요하지만, 아침 일찌 퇴원절차를 모두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 반가웠다. 아직 발을 땅에 대지는 못하지만 작은 오빠가 이사 해 준 후 처음으로 이사간 집에 들어왔다. 역시 내게 익숙한 물건이 있는게 반갑다. 혜진이가 퇴원의 모든 절차와 수고해 준 모든 것이 감사하다. 혜진이와 점심을 먹고, 첫 입주 예배를 같이 드렸다. 이곳에서 엡 4:13 의 말씀이 더욱더 실행 되어지기를 기도하는 마음이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 내게 허락된 새로운 장막에서 믿는 일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는 일이 더욱 더 깊어지기를 바라는 .. 2023. 9. 19.
병원 택배 병원에 8월 29일에 입원한 후 19일이 지났다. 어그제 병원을 찾아오겠다는 후배가 감감 무소식 이기에 바쁘군아 하고 잊고 있었는데 전화가 왔다. 공수표 날린거 미안 하다고.... 점점 빠르게 돌아가는 일상을 체감하고 있고, 옆에 있는 지인도 잘 안 챙기는 마당에 나를 챙기겠다는 마음이 이쁘고 고마워서 굳이 오지말고 과일이나 보내라는 말에 과일 한 박스를 쿠팡으로 보냈다. 발이 묶여서 운동은 못하고 3끼 먹는 밥이 부담스러워 병원 옆 시장에서 과일을 살 수 있다는 말에 휠체어를 타고 나가봤는데 쉽지가 않아서 되돌아 왔다. 병원에서도 택배가 된다는 것을 병원 입원 17일 만에 앞 침대 언니에게 듣고는 한번 시켜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후배의 전화로 실행 해 보았다. 도착 문자는 왔는데 택배가 없다. 내.. 2023. 9. 16.
일상이 주는 감동 아침인사 "잘 잤어?" 평범하고 일상적인 한마디 인사에, 눈물이 핑돈다. 논밭에서 부르는 손짓 마다하고, 허리아픈 몸을 부여잡고 아픈 동생을 위한 한 걸음 달려와 주고는, 미안해 하지 말라고, 평소 무뚝뚝한 인사를 버리고 맘 써주는 일상의 인사를 건넨다. 나 대신 해주는 이사가 힘들었을텐데, 그 묵묵함에 마음이 뻐근하다. 평범한 인사 한 마디에 화답이 떠오르지 않는 그 순간, 내 마음에 깃털 같은 푸근함이 내려 앉는다. 2023. 9. 9.
사고 이후 일상이 깨지고 나면 일상의 소중함을 절감하게 된다. 걷기가 가능한 삶에서 갑자기 닥친 사고로 인해 8주간의 땅을 딛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나니, 땅을 딛고 걷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자각하게 된다. 휠체어 생활이 시작되고 아침에 세수를 하는 것이, 양말을 하나 빠는 것이 식사 후 화장실에 가는 것들이 얼마나 고마웠던 일이었는지를 자각하게 된다. 29일 사고 이후 나는 도움이 없이는 살아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살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고 있다. 어떤 이는 내 사고 소식을 듣지 못했을 사람도 있었는데, 몸조리 잘하라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나의 삶의 모습을 뒤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 내 가족들이 나의 어려운 상황을 도와주는 모습에서, 나의 지인들이.. 2023.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