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서재

정신가 의사의 식탁

by UrimStory 2024. 1. 23.

도서관에서 추천도서를 찾고 있는 중에 몇번 반복해서 보았던 '정신과 의사의 식탁' 이 눈에 들어왔다.

 

책을 빌려볼까를 망설였던 도서였는데, 오늘은 왠지 내 선택을 기다리는 듯 해서 뽑아서 집에 데려왔다.

 

"내 마음을 만나는 가장 맛있는 곳" 이라는 소제목에 맞게 여행을 하면서 찾아던 맛집의 이야기를 삶을 함께 버무려 내는 내용이 생각보다 정겨웠다. 

 

정신과 의사답게 중간 중간에 자신이 보는 생각들을 조금씩 담아 내었지만, 음식에 대한 정성과 맛을 맛깔스럽게 마음에 담기도록 그려져 있었다.  

공감은 나와 타인의 태생적 경계를 희석시키는 힘이자 인간이 타안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환대다.

 

공감을 표현한 여러 말들 중에 환대라는 말이 좋았다.

부족해야 비로서 보인다. 푸집한 횟집에서 곁들이 안주로 나왔으면 식을 때까지 거들떠보지도 않았겠지만 상차림이 단순해지니 따뜻하게 구워 온 새우의 맛이 더 진하다.

 

부족해야 비로서 보이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에는 내 삶에서 부족함으로 보여지는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깨지고 바뀌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니 입맛을 찾아가는 것은 꽤 역동적인 일이다.

 

취양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슬며시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취약이 역동적이라는 것과 깨지고 바뀌는 것이라는 말이 생동감이 느껴져서 좋다. 

가만히 보면 음식을 만나는 것과 사람을 사귀는 것은 그냥 있는 그대로 두고 보면 된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음식을 그거 삶을 유지시키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말은 동의 되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보면 단맛도 짠맛도 싱거운 맛도 난다. 저자는 있는 그대로의 본연의 맛을 빗대어 말하고 있고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지만, 우리는 사실 사람을 맛으로 표현하는 것에 익숙해 있다. "거참~ 싱거운 사람" 이라는 말은 누구나 들어본 말인 것처럼 말이다.

친구 사이는 각자의 인생을 살며 그의 인생 옆에 내 인생을 가만히 대고 있으면 그만이다, 

 

내게 친구는 사울과 다윗같이 영혼의 묶임이 있는 관계를 그렸었다. 어쩌만 항상 내 편이 되어 주는 사람으로도 생각했던 적도 있다. 저자는 조언과 개입없이 지켜봐 주는 관계를 이야기 하고 있으나, 함께 울어주고 함께 웃어주는 그럼 관계에서 내 삶에 개입되지 않고 지켜봐 주는 것을 말하고 있다면, 나를 위해 분을 내주는 그런 사람에게만 우리의 삶에 개입을 허용하는 것에는 어찌 생각하는지가 궁금하다. 

채우는 것과 비우는 것은 늘 어렵다. 우리는 욕심을 비워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그것도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비우는 것이지, 그저 비운 채로 두고 보기 위함이 아닐 때가 많다.

 

채우는 것과 비우는 것은 늘 어렵지만, 항상 해 내야 할때가 많다. 시기에 맞게 비우는 것과 시기에 맞게 채우는 것이 내 삶의 지혜이기를 바란다.

마음챙김은 지금 이 순간에 대한 어떤 판단 없이 자신을 채우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비우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없이 자신을 관찰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저자의 글에서 알수 있듯 정신과 의사의 생각들이 맛있는 음식을 만나는 곳곳 마다 드러나 있다. 아직은 있을 듯한 경주의 브래드 몬스터는 한번 가보고 싶고, 목포의 '덕인집' 에서 고래고기도 한번 맛보고 싶다.  읽기시작하가 마다 단숨에 읽어 내려갈 수 있었던 것은 글도 맛있어서였다. 

728x90

'나의서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으름의 경영  (1) 2024.01.30
챗 GPT 와 글쓰기  (4) 2024.01.26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0) 2024.01.22
구름에 달 가듯이  (0) 2024.01.20
그건, 사랑이었네  (0) 2024.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