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가 되신 어머니와 함께 서울 식물원을 두 번째로 방문했습니다. 지난번 모임 때 한 번 다녀왔던 곳이라 이번에는 익숙한 마음으로 어머님을 모시고 온실을 안내할 수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내가 이렇게 이곳을 구경하는 건 기적과도 같구나."라며 깊은 감사를 표현하셨습니다.
망백(望百)의 나이에 기념여행을 다녀오셨다는 이야기에 주변 지인들은 어머니의 건강을 부러워하며 놀라워했습니다. 이제는 먼 여행이 힘겨워졌다는 어머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구경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활짝 웃음을 지으셨습니다. 그 환한 웃음이 제 마음에도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부모님을 허락하신 이유는, 하나님을 섬기듯 부모님을 섬기며 사랑을 실천할 기회를 주시기 위함이라는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부모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 곧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일이라는 깨달음이 오늘 더욱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어머님이 지인의 전화에 "여행을 왔다" 라는 표현처럼 일주일간의 이번 서울행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월요일 부터 일주일간 어머니와 함께 아침과 저녁으로 하나님께 상번제를 드릴 수 있는 축복의 시간이 있었고, 어머니께서 매일 드리는 간절한 기도와 ( 이렇게 건강하게 지내다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는 날, 평안히 하나님께 가기를 소망합니다. ) 가족들의 구원을 위한 기도의 시간들이 주어졌습니다. 이 모든 은총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어머니의 평온한 미소와 건강한 모습이 저에게는 가장 큰 선물임을 다시금 느끼는 하루였습니다.